인기 폭발 팟캐스트이자 유튜브 예능 방송 '정영진 최욱의 매불쇼'(이하 매불쇼)에서 이강인에 대한 재평가 발언이 나와 눈길을 끌었습니다.
지난 11월 24일 생방송으로 진행된 '매불쇼'는 월드컵 특집으로 꾸며졌습니다. 월드컵 2회 출전 경험이 있는 이상윤 MBC스포츠플러스 축구해설위원, 이근호 대구FC 선수, 김동완 SBS스포츠 해설위원, 매불쇼 단골 패널인 최형진 등이 출연했고요.
가장 흥미롭고 눈길을 끄는 대목은 바로 국가대표팀으로 발탁되기까지 치열한 경쟁을 펼치는 과정에서 있었던 뒷이야기를 나눌 때였는데요.
진행자인 최욱은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 국가대표로 출전한 이근호 선수에게 "사실 이근호가 아픔이 있었다"며 "2010년 남아공 월드컵 때 모두가 이근호가 국가대표가 될 거라고 했었다. '남아공은 이근호다, 무조건 간다!' 했는데 안정환 선수에 밀렸다. 그게 (이근호에게) 너무 아픔이다"라고 언급했습니다.
공동 진행자 정영진은 축구 시간이 너무 길어서 지루해서 못 보겠다, 축구도 농구처럼 쿼터제로 하자고 공공연히 말할 정도로 축알못이지만, 최욱은 평소 스포츠에 대해 관심과 지식이 어느 정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최욱의 이런 발언을 들은 이근호 선수는 "(저 대신) 안정환 선수라면 (사람들이) 당연하다고 생각할 것 같은데..."라면서 재치있게 맞받아쳐서 웃음을 유도했습니다.
이에 최욱은 "제가 왜 이런 말을 하냐면 안정환 선수가 지금도 근호한테 미안하다고 하더라고요"라고 대답했습니다.
이근호 선수는 "그건 맞긴 맞다, 제가 예선할 때 너무 잘 했거든요"라며 "솔직히 (2010년 남아공 월드컵 국가대표 감독이었던) 허정무 단장님을 너무 좋아하는데, 지금도 보면은 좀 불편하긴 합니다"라면서 뼈 있는 농담을 하며 밝게 웃어보였습니다.
'허정무 감독이랑 별로 안 친해요?'라는 이상윤 위원의 질문에는 "아유 친하죠"라면서도 "(아쉬운 감정이) 좀 남아있죠"라는 말을 덧붙이며 멋쩍은 웃음을 짓기도 했습니다.
이근호 선수는 생방송 중에 말을 자제하고 농담처럼 웃어넘겼지만, 축구 선수 커리어에 있어서 가장 큰 영예이자 극소수의 실력자들에게만 기회가 주어지는 월드컵 출전 기회가 제외된 것은 선수 개인에게 있어 잊을 수 없는 마음의 상처인가 봅니다. 마치 이제 아픔이나 눈물은 없어졌지만 문득 떠올리게 되면 마음 한 쪽이 시큰해지는 옛사랑의 기억들처럼 말이죠.
이때 방송인 최형진이 "(논란이 있었던 이유는) 2010년도 안정환 선수가 잘 못 했을 때였어요."라면서 "(이근호를 가리키며) 서운하시겠지, 잘 하셨으니까..."라고 부연 설명을 했는데요.
이를 놓치지 않고 최욱은 "솔직히 2010년에 허정무씨가 안정환을 뽑았다고 봐도 되는 거 아닙니까? 안정환의 유명세, 기세에 눌렸다, 솔직하게 얘기해 주십시오"라면서 매불쇼 특유의 콘텐츠를 뽑기 위한 낚시 질문에 들어갑니다.
최형진은 "그 당시엔 사실 그랬어요. 이근호 선수가 뽑히는 게 맞았어요. 비하인드 스토리도 있고. (안정환 선수의) 유명세 그런 게 있었어요."라고 최욱의 기대에 부응해 주었고요.
이어서 머뭇머뭇 거리며 "뒤로 들은 얘기가 있었어요"라면서 조심스럽게 "약간 언론플레이가 있었다. 기자들이 (안정환에 대한) 기사를 많이 써주고"라고 말하며 "저는 잘 모르고 그냥 들은 내용입니다"라면서 한 발짝 거리를 두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이 이슈에 대해 김동완 SBS 위원은 "그 당시 사실 다른 포지션의 선수들 빼고, 미드필더 빼고 (이근호를) 넣어도 되는 거예요. 허정무 감독의 전권이니까. 허정무 감독 머리 속에만 (계획이) 있으시겠죠"라고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김동완 위원이 이근호를 빼고도 16강에 진출했다는 사실을 상기시키자, 허정무 감독을 살짝 탓하는 듯한 분위기가 급반전되면서 "잘 했네, 근호야 잘 빠졌다, 허정무 감독 명장이네!"라는 최욱의 멘트와 함께 일동 폭소로 마무리 되었습니다.
그리고 현역 국가대표 막내인 이강인에 대한 질문 또한 매우 흥미로운 킬링 파트였는데요.
최욱은 "벤투 씨는 왜 이강인을 싫어해요? 이강인을 안 쓰는게 맞아요?"라는 다소 호전적인 질문을 이근호 선수에게 던졌습니다.
이근호 선수는 "저도 모르겠다"면서 "팀 내부의 사정은 따로 있을 것이다. 대표팀은 프로팀과 다르기 때문에 프로팀은 여러가지 실험을 할 수 있지만 대표팀은 보수적으로 한다. 대표팀은 좀 더 수비적이고 좀 더 팀 플레이에 맞게 구성을 한다. 그래서 그러지 않을까"라고 분석했습니다.
그리고 "(이강인이) 공격적인 포지션에서 교체라든지, 후반에 골이 필요할 때(출전할 것이다)..."라면서 "그렇게 창의적인 선수가 없거든요"라며 국가대표를 지낸 선배로서 벤투호 막내를 칭찬하는 큰 형님 같은 모습도 보여줬습니다.
이에 이상윤 MBC 위원은 "이강인 선수가 초반에 보여줬던 폼은 기존의 대표 선수들 안에서 들어가기 쉽지 않고요. 워낙 탄탄한 선수들이 많이 있기 때문에. 근데 마요르카에서 하는 플레이를 (최근에 보니) 실력적으로 벤투가 얘기했던 수비적인 것, 스피드적인 부분들, 개인 기술은 말할 것도 없고요. 경기에 투입을 해도 경쟁력이 높아졌다"며 높게 평가했습니다.
이강인 선수에 대한 이야기는 계속해서 이어졌는데요.
김동완 SBS 위원은 "이강인이 2년 전에 이 폼이었으면 (이전부터 지금까지) 계속해서 대표팀에 들어왔었겠죠"라고 했고, 방송인 최형진은 "(이강인이) 최근에 벤투 맘에 들었어요"라고 덧붙였습니다.
"아, 이강인 선수는 명성에 비해 그동안 약간 부진했었구나"라는 최욱의 질문 같은 발언에 최형진은 "벤투 마음에 별로 들지 않았던 선수예요. 벤투 유형에 안 맞았던 선수예요"라고 했고, 김동완 SBS 위원은 "A대표팀에 맞는 템포를 갖진 못 했었는데, 최근에 올라왔어요."라고 덧붙였습니다.
이상윤 위원 또한 "처음에는 저도 이강인 선수 대표팀에 뽑히는 것에 대해서 솔직히 별로... 왜 자꾸 언론에서 (잘 한다고) 부추기는지 모르겠어"라고 생각했다고 합니다.
이때 방송인 최형진의 지혜가 돋보이는 타이밍이었는데요, "(최욱) 형이 지금 다 꺼진 불씨를 다시 키운 거예요. 이강인 선수 출전 여부 다 (이미) 정리가 됐어요. 형이 또 꺼낸 거야."라면서 현재 이강인 선수의 실력은 국가대표가 되기에 의심할 여지가 없는 레벨인 것으로 결론을 내리며 이야기를 마무리 지었습니다.
한편, 이강인 선수들에 대한 축잘알들의 평가도 비슷한 것 같습니다. 이강인 선수의 창창한 앞날에 큰 영광이 펼쳐지길 기대하며, 어느 네티즌이 남긴 인터넷 댓글로 이번 글은 마무리 하도록 하겠습니다.
"지난 시즌까지 문제점으로 지적되던 볼 끄는 거, 수비 가담, 체력, 스피드가 이번 시즌 들어 동시에 개선되고 있는 모습인데요. 본인이 피드백을 흡수하여 엄청 노력한 결과겠죠. 이러니 발렌시아에서 날린 몇년이 너무 아깝네요. 어린 선수일수록 경기 많이 뛰어야 되는데 성장을 못하고 있다가 이번 시즌 계속 뛰니까 더 잘해지는 듯. 볼도 점점 간결하게 차고. 암튼 여전히 미래가 기대되는 선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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